EWG 등급, 무엇을 보고 무엇을 안 볼까요

EWG 등급은 미국 비영리 단체가 만든 성분 유해성 점수입니다. 성분이 가진 성질을 1~10으로 매기고, 근거 자료가 얼마나 있는지를 따로 표시합니다. 내 화장품에 얼마나 들었는지, 얼마나 흡수되는지는 점수에 담기지 않습니다.

누가 만드는 등급이고, Verified 마크는 무엇인가요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는 미국의 비영리 법인입니다. 정부 기관이 아닙니다. EWG 스스로 홈페이지에 "501(c)(3) nonprofit corporation"이라고 밝힙니다.

Skin Deep 은 EWG가 2004년에 시작한 화장품 데이터베이스입니다. 제품 라벨의 성분을 약 60개의 독성·규제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점수를 매깁니다.

EWG는 미국 정부가 화장품 성분에 시판 전 안전성 시험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고 설명합니다. 법적 효력이 있는 기준은 아닙니다.

EWG Verified 는 등급과 별개인 인증 마크입니다. EWG가 정한 '허용 불가(Unacceptable)' 목록의 성분을 쓰지 않고, 향료를 포함한 성분을 모두 공개하고, 우수 제조 관리 기준(GMP)을 따르는 제품에 붙습니다. 기업이 신청해서 받는 민간 마크이며 정부 인증이 아닙니다.

점수는 두 개입니다

EWG는 모든 성분과 제품에 점수를 두 가지로 줍니다. 하나는 유해성 점수이고, 다른 하나는 자료 충분도입니다.

유해성 점수는 1부터 10까지입니다. 1이 가장 우려가 낮고 10이 가장 높습니다. 알려졌거나 의심되는 유해성을 반영합니다. EWG는 이를 낮음·중간·높음 세 구간으로 나눠 보여 줍니다.

자료 충분도는 None, Limited, Fair, Good, Robust 다섯 단계입니다. 그 성분을 다룬 연구와 안전성 자료가 얼마나 있는지를 뜻합니다.

제품 점수는 성분 점수의 평균이 아닙니다. EWG는 성분들의 유해성을 종합하는 방식(weight-of-evidence)으로 따로 계산한다고 설명합니다. 피부 흡수를 높이는 성분이 들어 있으면 점수가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점수에 담기지 않는 것

EWG는 방법론 문서에서 한계를 직접 적어 두었습니다. 유해성 등급은 잠재적인 건강 유해성을 고려하지만, 노출량과 개인의 민감도는 반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EWG는 바로 그 두 가지가 실제 건강 위험을 좌우한다고 덧붙입니다.

쉽게 말해, 점수는 "이 성분이 어떤 성질을 가졌는가"를 봅니다. "이 제품에 몇 % 들었는가", "씻어내는가 바르고 두는가"는 원칙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EWG는 같은 성분도 조건에 따라 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예로 드는 것이 실리카입니다. 가루를 들이마시면 폐에 해롭지만, 피부에 바르는 것은 유해하지 않다고 적고 있습니다.

EWG는 등급이 과학과 새 정보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도 밝힙니다. 그래서 기업이 Skin Deep 점수를 마케팅 자료에 쓰는 것을 권하지 않으며, 이용약관에서는 제품 점수를 마케팅 자료나 라벨에 쓸 수 없다고 정합니다.

1등급이 곧 '안전'은 아닙니다

EWG FAQ에는 "유해성 점수가 낮으면 안전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이 있습니다. 답은 "꼭 그렇지는 않다"입니다. 공개된 자료가 없는 성분도 많기 때문입니다.

EWG는 연구되지 않은 성분의 유해성 점수가, 안전하다고 알려진 성분과 마찬가지로 1~2 범위에 놓인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자료 충분도를 따로 표시한다고 합니다.

EWG의 권고는 두 점수를 함께 보라는 것입니다. 유해성 점수가 낮고, 자료 충분도가 Fair 이상인 제품을 권합니다.

국내에서도 같은 지적이 있었습니다. 2017년 여성신문은 화해가 당시 유해성 등급만 보여 주고 자료 등급은 뺐다는 점을 다뤘습니다. 박철원 박사는 이 기사에서 자료 등급 없는 유해성 등급은 의미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화해 측은 자료 등급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현재 화해 블로그는 EWG의 안전도 등급과 데이터 등급을 함께 제공한다고 안내합니다.

유해성과 위해성은 다른 말입니다

EWG 등급을 둘러싼 비판의 중심은 유해성(hazard)과 위해성(risk)의 구분입니다. 유해성은 물질이 원래 가진 성질입니다. 위해성은 그 물질에 실제로 노출됐을 때 피해가 생길 수 있는 정도입니다. 우리 법도 두 말을 이렇게 나눠 정의합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상어로 설명합니다. 바다의 상어는 유해 요인(hazard)입니다. 그 상어와 함께 헤엄칠 때 비로소 위험(risk)이 생깁니다. 상어는 그대로인데, 내가 얼마나 가까이 가느냐에 따라 위험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화장품으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어떤 성분이 고농도로 먹였을 때 독성을 보였다는 것은 유해성 정보입니다. 그 성분을 낮은 농도로 피부에 바를 때 문제가 생기는지는 위해성의 문제입니다.

성균관대 이병무 교수(독성학)는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만으로는 인체 안전성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화장품 비평가 최지현은 EWG 지수가 과학계의 위해평가 방식과 동떨어져 있고, 화장품이 피부에 바르는 것이라는 점과 함량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EWG 등급을 활용한 광고를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등급의 기초 자료가 새 정보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는 이유입니다.

한 줄로

EWG 등급은 성분의 성질을 보는 점수이고, 내 제품 속 함량과 사용 방식은 보지 않으니 자료 충분도와 함께 참고 정보로 읽으시면 됩니다.

2026-10-02 기준으로 공식 문서와 논문 서지를 대조했습니다.